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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주도 근황

치킨집 주방 알바

by 꾸벅이 2020. 5. 19.

검정고시 출신인 19살 여고생이 매니저이다.
나는 존댓말 해주는데  매니저는 반말한다.
여고생 매니저는 엄청 일 잘하고 싸가지가 없는 반면
나는 성격은 착한데 일은 못한다 .
 
1일차 일요일
모기 목소리로 '안녕하세요.'하고 
흔히 주방 일하시는 입 가리개, 유니폼, 앞치마 다 챙겨줬던 동생
 
설거지 하루 종일 신나게 물장구쳤다.
첫날 겸 일요일이라 하루 종일 서 있어서 다리가 저려온다.
마감 청소까지 도와주고  추노 할 뻔했다.
 
2일차
휴무라서 오지 말라고 한다.
 
3일차
물 반죽
닭 종류, 파우더+물량
간식 따윈 없다. 마감 청소까지
 
4일차
치킨 튀기는 걸 해보라고 한다.
벌써부터 치킨 튀기라고 하니 당황했다.
 
멍떄리다가 손등에 기름이 튀었다. 물을 급하게 대고
180도 기름이랑 친해지는 건 역시나 무리
겁이 많은 나는 멀리서 퐁당 던져서 놓다가 혼날뻔했다.
오늘도 마감 청소까지
 
오늘도 신나게 설거지를 한다.
간식 따윈 없다. 전화받는 건 아직도 어렵다
 
5일차
신나게 설거지 겸 용지 확인 
치킨 튀기는 법 전화받는 건 아직도 어렵다
간식 따윈 없다. 물만 마신다.
 
6일차
이제는 사장님과 같이 치킨을 튀기는데
사장님이 아직은 많이 어렵다.(존댓말 해주신다.)

간식 따윈 없다. 전화받는 건 아직도 어렵다
 
7일차
군필 여고생과 같이 치킨 튀긴다.
옆에서 사장님은 내가 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.
배불러서 햄버거 안 먹는다고 했다.
사실 아직 눈치 보여서 안 먹었다.
전화받는 건 아직도 어렵다.
1시간 일찍 끝내줌
.
8일차
저번에 1시간 일찍 나오라는 말에 부랴부랴 갔더니
왜 이렇게 빨리나 왔냐고 한다.
여고생이 주방에서 일하다가 뛰다가 넘어지고, 안 울고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는 거 보고 놀랐다.
방심한 사이  튀밥 정리하다가 발에 기름이 튀어 물집이 생겼다. 따끔하다. 기름 앞에선 긴장해야 된다.
 
이번에는 애들이 직접 피자를 가져다줬다. 안 먹자니 애매하고...
마침 저녁 10시다.
일찍 왔으니 들어가라고 한다. 내일은 알려준 시간대로 오라고 한다.
전화받는 건 아직도 어렵다.
 
원래 평균 매출이 300이라고 하는데
코로나 때문에  매출이 줄었다고 한다.
 
여름에 닭 튀기는 건 정말 쉽지 않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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